정조유신 제6부 경위(經緯)
33화제45장 봉쇄(封鎖)
대가
1930년 조선 제국의 산업 통계에 무서운 숫자가 하나 있다.

전체 공업 생산의 41퍼센트가 대체물자 생산에 쓰였다.
합성고무 공장, 석탄액화 공장, 황철석 배소로, 저품위 광석 정련소. 이것들은 아무것도 새로 만들지 않았다. 남들이 땅에서 그냥 캐는 것을 조선은 공장을 지어 만들고 있었다.
조선의 성장이 멈췄다.
1900년부터 1915년까지 조선 경위권의 공업 생산은 해마다 평균 8.4퍼센트 늘었다.
1920년부터 1930년까지는 1.1퍼센트였다.
같은 기간 대서양동맹은 5.9퍼센트였다.
『제국 통계원 장기추계』 1930년. 이 문서가 전쟁을 만든다.
— 현재의 추세가 계속된다면, 조선 경위권과 대서양동맹의 총 공업 생산은 다음과 같이 교차하옵니다.
| 연도 | 조선 | 동맹 | 비율 |
|---|---|---|---|
| 1915 | 100 | 121 | 0.83 |
| 1920 | 106 | 148 | 0.72 |
| 1925 | 112 | 191 | 0.59 |
| 1930 | 118 | 254 | 0.46 |
| 1940 | 131 | 452 | 0.29 |
| 1950 | 146 | 802 | 0.18 |
— 우리가 앞선 것은 기술이지 크기가 아니옵니다. 그리고 기술의 앞섬은 크기의 차이가 일정 배수를 넘으면 무의미해지옵니다. 신들은 그 배수를 대략 넷으로 추산하옵니다.
— 즉 1940년 무렵 우리의 기술 우위는 소멸하옵니다.
— 소멸한다는 것은 우리가 진다는 뜻이 아니옵니다. 우리가 평범한 나라가 된다는 뜻이옵니다.
— 신들은 이것이 나쁜 일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위치에 있지 아니하옵니다. 다만 숫자를 아뢰옵니다.
짜내기
1930년의 조선 제국이 선택한 답은 하나였다.
식민지에서 더 짜낸다.
1921년부터 1931년까지 십 년 동안 경위권 각지의 자원 반출량은 이렇게 변한다.
만주 역청탄: 연 1,240만 톤 → 3,880만 톤
보르네오 고무: 연 8만 톤 → 21만 톤
남양 인광석: 연 34만 톤 → 96만 톤
인도차이나 주석: 연 1.2만 톤 → 4.1만 톤
자바·인도차이나 쌀: 연 180만 톤 → 640만 톤
그리고 사람.
1921년 경위권 광산·농원의 계약 노무자는 사백만이었다. 1931년에는 천사백만이 되었다.
계약 조건이 바뀌었다. 이십 년 동안 조선의 자랑이던 『공장 보호 조목』이 1924년 「전시 준용 특례」로 식민지에서 정지되었다.
정지 사유는 이러했다. — 대체물자 생산의 긴급성에 비추어.
경위권에서 저항이 시작된 것이 이때다.
1926년 자바. 1927년 만주. 1929년 인도차이나. 1930년 보르네오.
모두 진압되었다.
무기가 좋아서가 아니었다. 명부가 있어서였다.
만주 봉기는 십일 일 만에 끝났다. 통계원이 봉기 지역의 인적 기록을 뽑아, 스무 살에서 마흔 살 사이의 남자 중 이태 안에 이주해 온 자, 문해자, 그리고 광산 노무 계약을 중도 해지한 자를 교차 검색해 명단 십일만 명을 만들었다.
제국 헌병대가 명단대로 잡아들였다.
봉기 지도부의 아흔한 퍼센트가 그 명단 안에 있었다.
『만물지서』 중권 제이십이권 「셈틀」 마지막 장을, 그때 아무도 읽지 않았다.
— 이것은 세는 데 쓰인다. 그때 이 나라는 백성 하나하나를 알게 된다. 그것으로 굶는 사람을 찾아내고 병드는 마을을 미리 안다. 그것은 좋은 일이다.
— 그리고 그것은 나쁜 일이다. 같은 장부로 사람을 골라낼 수 있기 때문이다.
— 나는 이미 그것을 한 번 했다. 신유년에 마흔한 개의 이름 앞에서.
— 그때 나는 종이 한 장을 보고 골랐다. 이 기계가 있으면 이천만 장을 보고 고를 수 있다.
『제국 과학원 특별사업 제3호 최종보고서』 신미년(1931) 시월
— 사업 착수 신해년(1911) 삼월. 완료 신미년(1931) 팔월. 소요 이십 년 오 개월.
— 총 투입 인력 연인원 사백십이만. 총 예산 은 환산 이억 삼천사백만 냥. 이는 같은 기간 제국 총세입의 팔 퍼센트에 해당한다.
사업 기간 중 사망자 이만 사천삼백구 명. 명부는 부록 제7권에 있다.
하나 — 돌더미
신해년(1911) 삼월, 압록강 상류의 창고 안에서 세계 최초의 원자로가 돌았다.
이름이 없었다. 보고서에는 그냥 석퇴(石堆), 돌더미라고 적혀 있다.
흑연 벽돌 사만 육천 장을 쌓고 그 사이사이에 우라늄 덩어리를 박은 것이었다. 높이 두 길, 지름 세 길. 카드뮴을 입힌 막대 열여덟 개가 위에서 꽂혀 있었다.
막대를 뽑으면 안에서 중성자가 늘어난다. 늘어나는 속도가 줄어드는 속도를 넘는 순간 스스로 이어진다.
그날의 기록.
— 사시 삼각. 총재 최문경 임석. 예순아홉이시다. 총재께서는 지팡이를 짚고 계단을 오르셨다.
— 막대를 한 자씩 뽑으며 계수기를 읽었다. 열두 번째 자에서 계수가 늘기 시작했고 스물세 번째 자에서 급히 늘었다.
— 스물여섯 번째 자에서 계수가 멈추지 않았다. 막대를 뽑지 않았는데도 계속 늘었다.
— 총재께서 말씀하셨다. "…스스로 하는구나."
— 사분 이십칠 초 뒤 막대를 전부 밀어 넣었다. 계수가 떨어졌다.
— 아무도 소리를 내지 않았다. 총재께서 자리에 앉으셨다. 한참 뒤에 이렇게 말씀하셨다.
— "…쉰세 해 걸렸소."
— 총재께서 열여섯에 서랍 속 감광판이 검게 된 것을 보신 해로부터 쉰세 해다.
둘 — 함(函)을 여는 일
돌더미가 돈 지 나흘 뒤, 의정원 과학위원회가 열렸다.

안건은 하나였다.
『미분』 제10항 다음 장을 열 것인가.
제10항에는 항목이 없었다. 붓글씨 한 줄만 있었다.
— 여기서 멈추어 이 다음 문장을 세 번 읽어라.
그 다음 장은 백십칠 년 동안 봉해져 있었다. 봉인을 풀려면 위원 다섯 중 넷의 서명이 필요했다.
위원은 다섯이었다.
제국 과학원 총재 최문경, 예순아홉.
의정원 부의장 장인철, 마흔다섯. 장세환의 손자다. 이십이 년 뒤에 의장으로서 개전을 선포하게 된다.
병기국 총제조 박승규, 마흔아홉.
통계원장 남기환, 마흔셋. 열 해 전 스물셋의 사무관으로 신축년 남양 인광석 배정안을 쓴 사람이다.
그리고 화학원장 아오키 도모에(靑木朝惠), 서른아홉. 나가사키 출신. 열두 살에 조선말을 안 썼다고 목에 패를 걸었던 아이다. 다섯 위원 중 가장 젊었고, 조선 제국 역사상 최연소 원장이었다.
다섯이 서명했다.
함이 열렸다.
다음 장에 적힌 것은 열한 줄이었다.
— 여기까지 온 조선에게.
— 나는 이 글을 갑오년에 쓴다. 나는 여러분이 언제 이것을 읽을지 모른다. 백오십 년 뒤라고 짐작하나 자신은 없다.
— 여러분은 이제 콩 한 알로 한 고을을 없앨 수 있다. 만들 수 있는지를 묻는 것은 이미 늦었다. 만들 수 있으니까 여기까지 온 것이다.
— 그러므로 나는 다른 것을 묻겠다. 세 가지다. 세 가지 다 아니라면 만들지 말라.
— 하나. 지금 이 나라는 자기가 죽인 사람의 수를 정확히 알고 있는가.
— 둘. 그 수를 백성에게 숨기지 않고 있는가.
— 셋. 이 나라에서 이것을 만들지 말자고 말하는 사람이 벌을 받지 않는가.
— 셋 다 그렇다면 만들라. 하나라도 아니라면 만들지 말라. 만들면 그것은 반드시 여러분 자신에게 쓰인다. 밖으로 나가기 전에 안으로 먼저 쓰인다. 내가 살던 세계가 그러했다.
— 나는 여러분을 막을 수 없다. 나는 백십칠 년 전에 죽었다.
— 다만 여러분이 오늘 이것을 읽고 무엇을 결정했는지, 결정한 자들의 이름과 함께 이 장 뒤에 적어 두기 바란다. 그것 하나만은 지켜 주기 바란다.
— 그것이 내가 이 나라에 마지막으로 부탁하는 것이다.
셋 — 세 가지 물음
회의는 열한 시간 계속되었다.
회의록 전문이 남아 있다. 이백사십육 쪽이다. 여기 옮기는 것은 마지막 한 시간이다.
최문경: 세 가지를 하나씩 봅시다. 첫째. 우리는 우리가 죽인 사람의 수를 정확히 아는가.
남기환: 압니다. 통계원이 압니다.
최문경: 정확히 압니까.
남기환: …전선에서 죽은 자는 압니다. 광산과 농원에서 죽은 자도 압니다. 다만—
최문경: 다만.
남기환: …자바 기근 사망자는 추계뿐입니다. 오차가 백만 단위입니다.
최문경: 그러면 첫째는 아니오.
장인철: 총재. 그것은 지나친 해석입니다. 어느 나라가 자기 식민지의 기근 사망을 정확히 셉니까.
최문경: 어느 나라도 못 셉니다. 그런데 저 글을 쓴 분은 어느 나라를 기준으로 쓰신 것이 아닙니다. 우리를 기준으로 쓰셨습니다.
장인철: …
최문경: 둘째. 우리는 그 수를 백성에게 숨기지 않는가.
박승규: …숨깁니다.
최문경: 얼마나.
박승규: 페르시아 전역 전사자 십칠만 중 공표된 것이 이만 삼천입니다. 십오만 명분을 숨겼습니다.
최문경: 이유는.
박승규: …본토 여론이 감당하지 못한다는 판단이었습니다.
최문경: 그러면 둘째도 아니오.
장인철: 총재!
최문경: 셋째. 이 나라에서 이것을 만들지 말자고 말하는 사람이 벌을 받지 않는가.
(회의록에 십사 분간의 공백이 있다.)
아오키 도모에: …제가 답하겠습니다.
최문경: 화학원장.
아오키: 재작년, 제 밑의 국원 하나가 이 사업의 성격을 짐작하고 사직을 청했습니다. 저는 반려했습니다. 그가 다시 청했고, 저는 그를 보안원에 넘겼습니다.
최문경: …그 사람은 지금 어디 있소.
아오키: 모릅니다.
최문경: 원장. 모른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압니까.
아오키: …압니다. 제가 물어보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회의록에 다시 육 분간의 공백)
아오키: 총재님. 저는 열 살 때 나가사키에서 조선말을 쓰지 않았다고 목에 패를 걸었습니다. 저는 그 나라의 화학원장이 되었습니다. 저는 이 제국이 저에게 준 것을 압니다.
아오키: 그리고 저는 오늘, 제가 그 제국에서 사람 하나를 없앤 자라는 것을 이 자리에서 말했습니다.
아오키: 셋째는 아닙니다.
회의록 전문이 남아 있다. 이백사십육 쪽이다. 여기 옮기는 것은 마지막 한 시간이다.